[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 복수의 날개, 스포 감상후기 (추천)
고전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정석, '월레스와 그로밋' 극장판? 스토리 읊어보기
'월레스와 그로밋' 팬들을 위한 영화이기 때문에, 원작을 알고 있다는 가정하에 만들어진 스토리라서 생판 처음 월레스와그로밋 시리즈를 보는 사람은 이해가 조금 안될수도 있겠다. 다만 극중 초반에 캐릭터들의 성격, 관계를 조명해주고 메인 빌런과 주인공 듀오가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해 짤막하이 소개를 해주기 때문에 원작을 안보더라도 사실 막 크게 상관 없기는 하다.
별종 발명가 '월레스' 는 오늘도 빚을 져가면서도 이상하고 아리송한 발명품들을 만들어나간다. 월레스와 그로밋은 월레스의 발명품으로 인해 완전히 자동화가 되어갖고 그냥 뭐 버튼 딸깍, 움직임 딸깍 정도로 모든게 다 해결이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는데 .. 이것도 모자라서 월레스는 '노봇' 이라는 만능 도우미 로봇까지 만들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된다.
한편 메인 빌런인 '페더스 맥그로' 라는 펭귄 캐릭터는 감옥에 있다. 그는 월레스의 집에 있던 거대한 '블루 다이아몬드' 를 훔치려고 시도했다가 월레스와 그로밋의 기지에 되려 잡히게 되었고 종신형을 선고받아서 동물원에 수감되어있었다. 허나 그는 블루다이아몬드에 대한 탐욕을 놓지 않았고 호시탐탐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
월레스는 이 '노봇' 을 그로밋의 힘든 정원일을 돕기 위해 만들었는데, 이 노봇은 정원일뿐만 아니라 그냥 뭐든지 다 잘하는 만능 도우미봇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마을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대여를 하기 위한 상품화를 기획한다. 그런데 페드로가 이 '노봇' 의 존재를 알게 되고 어찌저찌 경찰 컴퓨터에 접속을 하여 월레스의 기밀파일함까지 들어간 다음 노봇의 코어파일을 해킹하여 그의 기본모드를 '빌런' 으로 바꾸고 추가적인 코딩을 통해 자신에게 복종하는 노예로 만들어버린다 ㄷㄷ
빌런모드 + 페드로의 노예모드가 된 노봇은 눈알이 헷까닥 뒤집혀져갖고 그야말로 기괴하고 무시무시한 모습이 되어버리는데 .. 그로빗은 이 낌새를 알아차리고 월레스에게 알리고자 하지만, 둔감한 월레스는 영화 중후반까지도 노봇이 맛탱이가 가버린걸 모른 채 헛짓거리를 한다. 월레스가 개뻘짓을 하는 사이에 타락한 노봇은 페드로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클론들을 수십개 만들어 '노봇 부대' 를 만든 후 마을을 싹 돌면서 자재들을 절도하고 창고에서 거대한 잠수함을 만들어갖고 결국 자신의 주인이 된 '페드로' 를 탈옥시키기에 이른다.
페드로는 자신의 노예가 된 노봇부대를 이용해서 탈옥을 한 후, 월레스와 그로밋을 블루다이아몬드 범인으로 누명 씌우고 블루다이아몬드를 가진 뒤 도망갈 생각이었다. 블루다이아몬드가 도심부 엄중한 감시속에 있는 금고안에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페드로가 경찰에 잡히기 전에 월레스집 낡은 주전자 속에 순무랑 바꿔치기를 해놨었고 이것을 경찰이 나중에 알고 월레스가 다이아몬드를 훔친 범인이다! 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경찰서장과 신입여경이 월레스와 그로밋을 쫓는다.
신입여경은 촉이 있어갖고 월레스를 쫓으면서도, 이 사람은 진범이 아닌걸 알게 되고 방향을 틀어서 월레스와 그로밋을 돕는다. 월레스와 그로밋은 위기상황에 놓이지만, 극적으로 오리지널 노봇이 페드로의 지시로 그로밋을 죽이려고 하다가 리셋버튼을 클릭당해 초기화가 되면서 다시 원래 착함 모드로 돌아오게 되어 상황이 반전이 된다. 페드로의 턱끝까지 추격을 가한 월레스와 그로밋은 타락한 노봇들을 발명품을 이용해 다 초기화 시켜버리면서 페드로 혼자만 남게 고립을 시켰고 이러쿵저러쿵 추격전을 펼치다가 결국 페드로는 블루다이아몬드를 뺴앗기게 되고 간신히 도주하는데만 성공하면서 이야기가 끝이 난다.
월레스는 '발명품', '기계화' 도 좋기는 하지만 기계들이 대신할 수 있는 일들도 있어야하고 가치가 있다고 하며 자기반성을 하고 그로밋을 기계가 아닌 자신의 손으로 직접 쓰다듬어주고 그로밋이 정성들여서 직접 하고 있었던 원예식물들을 다시 다 살려내주고 자동화된 커피머신이 아니라 주전자를 가스레인지 이용해서 댑혀서 차를 마시는 등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가 끝이 난다.
가볍게 보기 좋은 스토리 + 다만 좀 그로테스크하다
간만에 '월레스' 와 '그로밋' 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2025년이나 되어서 그런지, 이 구닥다리 작품도 그래픽이 참 깨끗하고 좋아졌더라. 예전에는 비디오, tv 방송 이런거로만 봐갖고 화질이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말이다. 여튼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이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가볍게 보기 좋은 우정, 어드벤처 작품이다. 그 취지에 전혀 벗어나지 않았고 목적에 맞게 잘 만들었다고 본다.
빌런으로 나온 '페드로' 역시 매력 있고 좋았다. 아무 말도 안하고 눈만 껌뻑껌뻑하면서 쳐다보고 있는게 오히려 더 빌런스럽고 싸이코패쓰스러워서 더 매력이 있었다고나 해야할까? 기괴하기까지 했다. 이 영화에서는 다소 '그로테스크' 한 면이 있는데 바로 노봇들이다. 이 노봇들은 시종일관 아주 밝은 기계 목소리로 말을 하는데, 타락모드가 되니까 눈알이 그냥 동공 엄청 커져갖고 눈이 그냥 시커매지는데 어우 아주 그냥 완전 그로테스크하다. 기계가 무서운 점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 싶다.
월레스 이새기도 좀 어이가 없는게 .. '도우미 로봇' 으로 만드는데 당최 코어 시스템 모드에서 왜 '악인모드' 이런걸 쳐만들어놓은건지 ;; 로봇의 3원칙조차 지키지 않은게 좀 어이가 없었다. 여튼 노봇 관련해서 그로테스크함만 좀 감안한다면 대체적으로 재미있고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팝콘 애니메이션 영화였다.
다만 이제 아쉬운 점을 굳이 뽑자면, 사실상 노봇들이 다 해주고 다 해먹은지라 빌런으로 나오는 '페드로' 가 뭔가 생각보다는 존재감이 안느껴졌다고 해야할까 .. 개인적으로 표지같은거만 봤을 때는 페드로가 매우 싸패스러우면서도 지능적으로 월레스와 그로밋을 코너 끝까지 몰아채는 그런 느낌을 기대했는데 이건 뭐 그냥 월레스가 잘못 만든 로봇을 해킹해갖고 로봇으로 다 해쳐먹는 느낌이어갖고 뭔가 좀 아쉽기는 했다.
1시간 20분 정도 러닝타임을 갖고 있는데,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잘 시청했다. 추천할만한 작품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