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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포 감상후기 - 퀸스 겜빗 (추천)

즐거운 게 2024. 12. 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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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불모지였던 '체스' 의 영역에 등장한 여성 전채

 

일단 이 작품은 '소설' 이 원작이다. 실화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그러다 보니까 정말 전형적인 천재, 재능을 가진 소년&소녀가 우연한 기회로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게 되고 어린시절부터 스승에게 단련&수련을 받아 그 불씨를 계속 이어나가게 되어 나중에는 대회 참여로 기폭제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프로, 전문가가 되는 루트를 보여준다.

 

흔한 스포츠물 만화 기승전결의 전형적인 루트를 따르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거창한 판타지적인 기술이 나온다던가, 뭔가 거창한 또래의 라이벌&빌런이 나오는 것은 아닌게 이 만화의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PC사상 느낌도 없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여자가? 체스에? 이런 초반의 분위기가 있긴한데, 뭐 그거 외에는 그냥 주인공 하먼이 체스 존나 잘하니까 체스 실력에만 집중해주고 존중해주는 느낌 ㅇㅇ .. 아마 흑인 여성이 아니라 백인 여성이었기 때문에 그랬을 거 같긴 하다.

 

7부작인데, 그냥 딱 적절한 분량으로 기승전결을 이룬 거 같다. 이 성장 만화같은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또래의 라이벌이라든지 롤모델에 대한 열등감 뭐 이런거 때문에 뭔가를 한다기보다, 참 '여성 드라마' 스럽게도 주인공의 내면과 갈등, 싸움을 벌이는게 많다는 것이다.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의 공통점이라고 해야되나 .. 장점일수도 있고 단점일수도 있는 가장 큰 부분...

 

남자가 세상과 타인과 갈등을 겨루면서 뭔가 탑을 쌓아올라가는 느낌이라면, 여자는 자기 내면과의 싸움을 하면서 크기를 부풀리는 느낌? 이 드라마에서도 대부분 여주인공 스스로의 내면에 대한 수련 과정이 주된 갈등의 요소이지 외적인 부분에서의 갈등은 그렇게 막 드라마틱하진 않다. 친엄마와도 같았던 양어머니의 죽음같은 것도 나오고, 자신을 짝사랑했던 남자와의 일화도 나오지만 하먼 스스로의 내면과 싸우는 임팩트에 비하면 뭔가 크지 않은 느낌이다.

 

내가 여기서 주목이 되었던 부분은, 이외의 것

 

개인적으로는 이 '퀸스 겜빗' 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게 본 포인트는 .. '어린 시절의 적성 찾는 부분' 이었다. 정말 우연한 기회로 체스와는 생전 터치조차 없었던 여주인공이 고아원 시설관리 아저씨가 혼자서 1인체스 두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불씨가 붙는데 .. 나는 이 부분이 참 뭔가 머리에 계속 맴돌았다.

 

소설인것은 알지만, 세상에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 우연한 기회로, 혹은 뭐 부모님의 뒤를 이어받아 등의 이유로 자신의 적성을 일찍 발견해서 그걸 갈고 닦아서 결국에는 전문가가 되거나 뭔가 대단한 결과와 성과를 이루어 돈, 명예 모든 것을 갖게되는 사람들 .. 나는 성과, 돈, 명예 뭐 이런것보다 자신의 적성을 일찍 발견해서 그거에 미칠 수 있다는 것 .. 매진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뭔가 부러웠다.

 

나도 지금 어느새 살아온지가 20-30여년이 훌쩍 지났는데, 아직도 솔직히 '무언가 나에게 커리어가 될 수 있는 것에 대한 미침' 이 없는 상황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치면 '체스' 같은 것이고, 김연아 같은 사람의 경우를 든다면 '피겨 스케이팅' 같은 것을 말하는 거고, 기안84 같은 사람을 보면 '만화, 웹툰' 을 말하는 것이다. 성공의 규모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이렇게 한 분야 그것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서 '미칠 수 있는' 사람은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성공의 정의는 물론 사람마다 다르다 ㅇㅇ)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나는 내 스스로 '성공하지 못한 사람'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내가 '미칠만한 무언가' 를 찾지 못한 채, 지금 세월만 보내고 있다. 나는 타인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들이 뭐 결혼을 하든 애를 낳든 아니면 뭐 7급 공무원이 되었든 웹툰 작가가 되었든 별로 열등감이 생기지도 않고 그런거 별로 관심이 없다. 잘되면 뭐 좋은거 아닌가? 축하한다 이런거지 ..

 

나는 그냥 내 스스로에 대해 지금 답답하다. 이런 드라마, 작품들을 볼 때마다 '나도 참 무언가, 저렇게 한 전문분야? 한 파트에서 미칠 수 있고 커리어가 될 수 있는걸 빨리 찾아야 하는데..' 이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근데 생각만 해서 뭐가 바뀌겠는가 .. 그래서 나도 수년간 지금 이것도 찔러보고 저것도 찔러보고 쌩쑈를 다해보고 있는데 .. 뭔가 참 결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이런 작품 잘 안보려고 하는 거 같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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