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독한 미식가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무비
'고독한 미식가' 라는 작품 자체가 이제는 연식이 좀 있는 작품이다 보니 (10년이 넘었다), 소비 연령층 자체가 30대 이후인 경우가 많다. 떄문에 10,20대를 타겟층으로 잡은 거 같지 않다. 철저하게 '고독한 미식가' 를 잔잔하게 잘 보고 있던 30대 이상의 연령층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별로 기대감을 많이 갖지 않고 감상을 해서 그런가? 그냥 뭐 기대하던 수준만큼의 결과물이 나왔다고 평가하고 싶다. 필자는 '고독한 미식가' 가 한창 반영할때는 방송대 맞춰서 라이브방송을 보거나 혹은 영상을 어찌저찌 다양한 방법으로 구해갖고 자막도 구하고 하면서 간간히 시청을 했다가, 유튜브에서 '도라마 코리아' 같은 채널을 통해 자막이 완벽한 고독한 미식가 편집본을 보게 되면서 유튜브로만 감상을 하게 된 케이스이다.
이 작품은 그런 '고독한 미식가' 유튜브 영상 모음집을 이것저것 잘 끼워넣고 편집한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만 '더 무비', 즉 극장판이다 보니까 극장판 나름대로의 러닝타임을 위한 독자적 스토리가 있다 정도? 근데 개인적으로는 이 독자적 스토리가 좀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추가적으로 뭔가 팬서비스 영화치고는 '식사 장면' 이 너무 적다는 느낌? 러닝 타임이 1시간 50분이나 되는데, 뭔가 좀 적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프랑스식사1회, 고토동네식당1회, 무인도서바이벌식사1회, 연구소식사1회, 거제도동네식당1회, 도쿄라멘집2-3회 정도였던 거 같은데 ..
프랑스 <-> 한국 <-> 일본 3로케이션 촬영이라고는 하는데, 막상 보니 .. ?
초반부는 고로상이 프랑스 의뢰인 때문에 프랑스로 출장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근데 프랑스 비중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초반의 깔짝 프랑스 정통식사 장면 딱 띄워준 후, 의뢰인에게 그림을 판매하는데 그 의뢰인이 대뜸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의 국물음식이 있는데 그걸 좀 찾아달라는 얼탱이 없는 부탁을 해버린다. (아니 고로상은 그림 판매원인데요..?)
이런 얼탱이 없는 의뢰를 당연히 고로상은 처음에 당혹스러워하며 거절하지만, 재료라도 찾아달라는 2단 콤보 부탁에 결국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어찌저찌 알아는 보겠다 ~ 식으로 부탁을 받아들이게 된다. 여기까지가 프랑스 끝. 이제 프랑스는 거의 안나온다고 보면 된다.
일본으로 돌아오게 된 고로상은 이제 유튜브에서 보던 그 '고독한 미식가' 처럼 돌아다닌다. 재료를 찾아다니고 그 과정 중에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아서 식사를 한다. 다만 식사 장면에서 아쉬운 점은 뭐 이런저런 고로상의 익숙한 멘트들은 있는데 그 기묘한 배경음? 식사할때만 나오는 배경음 같은게 있는데 그게 극장판에서는 들리지 않더라. 이왕 팬들을 위한것이었다면 그런 디테일 좀 살리지 하는 아쉬움 한 스푼 ..
재료찾기에 어느정도 진전이 있었다. 원하는 생선을 얻기 위해 고토지역 근처에 있는 후쿠네섬을 가야하는 상황. 고로상은 기상 상황을 따져보지도 않은 채, 자기가 원래 타기로 했던 배가 시간을 착각해갖고 먼저 떠나버리자 급해져갖고 가까운 섬이니 스탠드 보드로 직접 노를 저어가려는 기괴한 짓을 해버린다. 아니 아무리 가까운 섬이라고 해도, '바다' 이고 섬과 섬을 가는 건데 .. 이걸 스탠드보드로 카누 같은 보드에 멀쭉이 서갖고 노를 저으면서 간다고 .. ? 이게 맞나? 싶긴 했다.
일사천리로 되겠는가? 바로 태풍이 몰아쳐갖고 고로상은 스탠드보드에서 떨어져 후쿠네섬에서 멀어지게 되고, 의식을 잃어버리게 된다. 구명조끼 때문에 어딘가 섬의 해안가에 불시착한 고로상. 사람을 찾아다니다가 주방도구 및 해산물들을 찾아내어 서바이벌 전골 요리를 만들어 먹는데, 뭘 잘못 먹은건지 발작을 일으키면서 기절해버린다.
다시 의식을 차린 고로상. 어느 한 연구실에서 꺠어난다. 알고보니 고로상이 불시착한 곳은 일본 영토를 벗어나 한국의 남풍도라는 섬이었던 것이다. 그곳은 원래 무인도였는데 연구원들이 지원비를 받아갖고 식품연구시설을 차린 뒤 유기농 식품들을 기르고 연구하고 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 다행스럽게도 그 연구실에는 일본인 여성 연구원도 있어갖고, 그녀 때문에 말이 통해갖고 고로상은 입국절차를 밟는 동안 섬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한국의 분량이 여기서 꽤- 많이 나온다. '남풍도' 에서도 꽤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한국 요리 식사하는 장면들이 나오고 막 한국 연구원들 한국말도 나오고 뭐 그런다. 심지어 여기서 뭐 끝인줄 알았는데, 거제도까지 넘어가서 거제도에 있는 동네 식당에서 황태해장국이랑 고등어구이 한상차림까지 먹는 장면도 보여주고 막 한국 빨아대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심지어 비밀의 숲에 나왔던 그 메인빌런 아저씨 배우도 한국 공무원 역으로 나와갖고 막 옆에서 부산 떠는 역할로 나온다.
솔직히 여기서 좀 당혹스러웠다. 이거 뭐지? 한국용 극장판 무비를 제작한건가? 프랑스, 한국, 일본이 막 적절하게 나온다던가 이런줄 알았는데 거의 영화 절반은 한국분량이어갖고 뭔가 오글거리다못해 당혹스러운 지경이었다. 아니 뭐 '고독한 미식가' 그동안의 시리즈에서 한국 음식들이 안나온건 아닌데 .. 이렇게 분량을 많이 할애하고 국뽕소스까지 막 뿌려댈줄은 몰랐지 ..
한국섬에서 만난 일본녀와의 인연 <-> 프랑스에서의 의뢰 이게 이렇게 겹친다고?
이건 뭐 솔직히 좀 억지 전개이긴 하다. 겹칠래야 겹칠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남풍도에서 만난 일본여성은 원래 도쿄에서 남편이랑 라멘집을 운영했다고 하는데 뭐 이런저런 사정이 생겨서 서로 헤어지게 됐다고 토로한다. 나중에 일본에 갔을 때 자기 남편가게가 멀쩡히 잘 운영되고 있는지 함 봐주고 음식도 맛봐달라고 뭐 이런 부탁을 듣는다.
고로상은 그걸 또 안까먹고 진짜 남편이란 사람의 가게에 찾아간다. 근데 웬걸? 무슨 먼지가 가득쌓인 창고같은 가게에서 라멘은 그릇조차 없고 볶음밥밖에 없으니 이거 싫으면 꺼지쇼~ 서비스정신 개나 줘버린 미친 가게 주인이 등장한다. 이걸 또 그냥 오냐오냐 받아주면서 고로상은 볶음밥을 시켜먹는데, 이게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나보다. 며칠간 계속 방문을 하면서 볶음밥을 먹으며 남편을 관찰한다.
하루는 그 남편이란 사람의 가게에 단골손님으로 보이는 청년이 이제 그만 좀 투정부리고 그 쩌는 라멘 다시 좀 만들어달라고 성내는 장면을 고로상이 보게 된다. 여기에 호기심이 생긴 고로상은 그 라멘집의 라멘맛도 볼 겸, 자신이 부탁을 받아서 국물을 만들어야하는데 이걸 그 남편에게 부탁하고 싶다고 한다. 아니 뭔가 감정적인 사정이 엄청나게 얽혀있어보였던 남편이 근데 대뜸 이런 부탁을 받더니 또 냉큼 의뢰를 받아들인다 ㅋㅋ (아니 뭔 .. )
남편요리사가 이것저것 테스트를 해봤는데, 생선이 틀린 거 같다며 다른거 없냐고 되묻는데 ㅋㅋ 고로상이 한국의 '황태' 를 떠올리면서 또 여기서 국뽕 한사발 뿌린다. (아 제발..) 그럼 그렇지, 황태가 킥이 되는 생선이 맞았고 황태를 이용하여 남편요리사는 자신의 감칠맛 넘치던 시그니처 라멘을 완성 시켜준다. 그리고 그 국물을 프랑스에 보내보니 의뢰인도 이 국물이 맞다고 한다. 참 감동적인 우연의 일치다 그치요? 한국 국뽕도 또 한 번 자극시켜주고 .. 허허 ;
결론
뭐... 그래서 부탁 거절 못하는 착한 고로상이 좋은 우연의 일치가 연속으로 겹치게 되면서 프<->한<->일을 와리가리하며 프랑스의 일본인이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케 하는 추억의 국물을 찾게 해줬고, 생사유무도 모른 채 헤어진 라멘집 부부를 서로 재결합까진 아니더라도 삶의 불씨를 되살리는 역할을 해줬고, 한국인들에게는 국뽕 한사발을 들이키게 해줬고 뭐 그랬다.
스토리는 개인적으로는 좀 너무 억지스럽고 오글거리고 우리가 익숙히 알던 '고독한 미식가' 의 범주보다 뇌절치는 느낌이어서 좀 별로였다. 그러나 고로상 한 명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오글거리다 못해 당혹스러웠던 국뽕 뇌절도 고로상 때문에 어찌저찌 버틸 수 있었다.
고로상의 팬이라면, 고독한 미식가의 팬이라면 어찌저찌 잔잔한 팬서비스물 본다 생각하고 만오천원 낼만할거 같은데 그게 전혀 아니라면 뭐 굳이 찾아가서 볼 영화는 아닌 거 같다. 선택의 영역으로 보시면 될 거 같음. 나는 고로상을 좋아하고 고독한 미식가도 자주 봤던 사람이라서 그냥저냥 평타 정도로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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